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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아무거나

초밥 맛있게 먹는 방법

1. 초밥집은 요리사와 마주할 있는 바와 테이블, 룸으로 나누어져 있다.
한식당처럼 그냥 덥석 아무 데나 앉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요리사와 마주하는 바의 경우는 단골손님이나 요리사와 특별히 대화를 하고 싶은
손님이 앉는 장소의 의미가 크기 때문에 반드시 안내를 받고 앉는게 예의다.
조용히 초밥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스시바 자리를 피하는 좋다.

2.
스시를 먹기 위해 자리에 앉으면 앞에는 손을 닦기 위한 물수건(데부키) 나오고,
녹차와 접시, 젓가락이 세팅되어 있다.스시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오차 또는 녹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장국은 안을 텁텁하게 하기 때문에 보통은 스시를 먹은 마지막에 장국을
먹는다. 녹차는 생선 기름 등으로 탁해진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3.
손을 닦은 다음에는 접시에 간장을 따른다.
이때 주의해야 것은 지나치게 많이 따르지 않는 것이다.
적당량을 따르고 모자라면 보충하면서 먹는다. 간장의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적정량 이상이 초밥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주의해야 점은 간장을 밥이 아닌 생선 쪽에 찍어야 한다는 점이다.
밥에 찍으면 간장이 필요 이상 흡수되어 짜지고, 밥이 풀어져 먹기에 불편하다.

간장종기는 항상 바로 앞에 둔다.

4.
요리사가 말아주는 초밥의 밥과 생선이 떨어지지 않도록 들어서 먹으려면
젓가락보다는 손가락이 휠씬 편하다. 그런데 손가락은 바에 앉아 있을 때만 허용한다.
초밥을 먹기 전에 밥알이 손에 붙지 않도록 물수건(데부키)으로 손가락을 닦는다.
손가락을 사용할 때는 엄지, 검지, 중지를 이용해 초밥은 다음 생선 쪽에
간장을 살짝 찍어서 먹는다.
만약 룸이나 테이블에 앉았다면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암묵적 약속이다.


5.
초밥은 3 안에 만들고 3 안에 먹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짧은 시간에 만든 것을 빨리 먹어야 맛있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생선의 무게에 밥이 눌려 딱딱해진다.
밥알 사이의 공간이 없어지기 전에, 밥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을 먹어야
속에 퍼지는 초밥을 먹을 있는 것이다.

6.
초밥은 맨손으로 만들어 요리사의 체온이 녹아 있으니 손으로 집어야
체온을 느낄 있다.

7.
초밥을 먹고 나면 생강이나 락교를 먹는다.
생각이나 락교는 녹차와 마찬가지로 안을 상큼하게 한다.
여러 생선을 먹다보면 각각의 맛을 음미하기가 힘들어지는데, 이때 생강과 락교의
알싸한 향과 맛이 도움이 된다.

8.
먹는 순서는 보통 기름기가 적은 것에서 많은 것으로, 담백한 맛에서 진한 맛으로
옮겨가는 것이 원칙이다. 예컨대 도미와 같은 흰살생선에서 시작해 참치, 전어,
고등어, 장어 순으로 가고, 마지막에 후토마키(김초밥) 마무리한다.
그러나 이것은 절대적인 원칙은 아니다.


9.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위에 부담을 주기 위해서, 그리고 재료 깊숙이 스며 있는 맛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음식도 그렇고 인생도 그런 같다.
대충 우물우물해서 넘기지 않고 꼼꼼하게 씹을 맛을 느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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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안효주, <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pp.182-183,204-205.